제자의 삶

SmartTract 2026-03-06 (낭독: 함동수)

‘팬’과 ‘제자’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수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과 공연장에서 스타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하지만, 행사가 끝나면 각자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제자’들은 ‘팬’들과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힘이 들어도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먼지 나는 길을 함께 걷고, 스승이 먹는 것을 함께 먹으며, 스승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닮아갑니다.

그리스도인을 자처하지만 너무도 편리하게 구원을 누리는 듯한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매주 첫날에는 정갈한 옷을 입고 주의 만찬에 참여하고, 설교를 듣고, 찬송을 부르지만, 월요일 아침이 되면, 세상의 거친 파도 앞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표를 슬그머니 감추곤 합니다.

1. 제자가 사라진 자리

수많은 네온 십자가가 밤하늘을 수놓고 있고, 교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화려해졌는데, 많은 사람이 교회를 향해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제자’의 모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자의 모습을 잃어버린 사람은 자기 목적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천국행 티켓’을 확보하는 보험이 되어버리고, 신앙은 생명력을 잃습니다. 예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고 하셨습니다.(요한복음 15:5) 제자가 되지 못한 신앙은 포도나무를 떠난 가지와 같아서, 작은 시련에도 쉽게 흔들리고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이웃을 향한 희생보다는 나의 안위를, 용서보다는 나의 권리를 먼저 주장하게 됩니다. ‘나’라는 우상에 갇힌 채, 자기 영혼을 메마르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복음의 능력을 가로막습니다.

2. 왕관인가, 멍에인가?

‘제자의 삶’을, 교역자나 직분자와 같은 특별한 사람들만 걷는 고행길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자로서 성경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을 제자다움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씀하는 제자는 명예로운 직분이나 화려한 학위가 아닙니다. 제자를 뜻하는 헬라어 ‘마데테스’는 ‘배우는 자’인 동시에 ‘따르는 자’를 의미합니다. 교실에 앉아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승의 등 뒤를 보며 스승의 걸음걸이를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바로 제자의 길입니다. 제자의 삶은 나를 증명하는 왕관을 쓰는 길이 아니라, 나를 내려놓고 주님의 멍에를 함께 메는 것입니다.

3. 성경에서 확인하는 제자도(弟子道)

주님의 멍에를 함께 메고자 하는 제자에게 필요한 첫 번째 요소는 ‘자기 부인’입니다. 예수께서는,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누가복음 9:23) 이것은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운전대를 주님께 내어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날마다’ 내 몫의 십자가를 지는 것, 즉 오늘 나에게 주어진 고통과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주님의 사랑으로 감당해 내는 것이 제자의 일상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에게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사랑’입니다. 예수께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복음 13:35) 세상이 우리를 제자로 알아보는 기준은 성경 지식의 양이나 기도의 유창함이 아닙니다. 제자임이 드러나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사랑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이들까지도 품어내는 기적 같은 사랑이 흐를 때, 비로소 우리는 제자의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에게 필요한 마지막 요소는 ‘확장’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19-20)고 하신 명령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제자는 주님의 가르침을 내 안에만 가두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그 가르침이 살아 움직이게 하는 사람입니다.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말씀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전수하라는 엄중한 명령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예배당 문을 열고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제자의 삶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뜻대로 살게 해달라는 짧은 기도, 직장에서 동료의 실수를 덮어주는 너그러움, 가정에서 가족의 필요를 먼저 살피는 세심한 손길 속에 제자의 길이 있습니다. 이번 한 주간, 여러분의 일상에서 딱 한 가지만 실천해 보시길 제안합니다. “예수님이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3초만 멈춰보세요.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이익 앞에서 양심이 흔들릴 때,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 그 3초의 멈춤이 여러분을 ‘팬’의 자리에서 ‘제자’의 자리로 옮겨줄 것입니다.

베드로가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주님을 따랐듯이, 지금 우리를 붙들고 있는 ‘안주함’과 ‘교만’의 그물을 과감히 내려놓읍시다. 비록 그 길이 좁고 협착할지라도, 그 길 끝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주님의 따뜻한 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 주님의 뒤를 따르는 제자인가, 아니면 멀리서 구경하는 관객인가?” ― 이 물음 앞에 자신 있게 대답하는 오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Christian Living: Discipleship as a Lifestyle”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가는 길을 찾고 계신 분은 그리스도의교회선교회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더 깊이 연구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홈페이지: theChurch.kr, 전화: 02-2607-0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