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한 위대한 건축가가 평생의 역작이라고 할 만한 건축물의 설계도를 완성했습니다. 주춧돌의 위치, 기둥의 모양과 높이, 창문의 크기와 각도까지 완벽하게 계산된 설계도였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세부 설계도는 깊은 창고 속에 묻혔습니다. 건축 현장에 놓인 것은 건축가의 구상을 담은 개략적인 스케치뿐이었습니다. 장인들은 자신들의 편의와 시대의 유행에 맞춰 나름대로 건물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년 동안 확장되며 완공된 건물은 외형적으로 화려하고 최신 유행까지 반영했지만, 건축가가 꿈꾸었던 본연의 아름다움과 안전함은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은 이야기 속 건축물과 많이 닮았습니다. 전 세계 수많은 교단이 저마다 역사와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눈에 보이는 구조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조직에 대해서도, “과연 이것이 예수님이 세우신 그 교회의 모습일까?” 하고 묻게 됩니다. 종교개혁과 환원운동은 바로 이러한 진지한 물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인간이 만든 교리와 전통의 덧칠을 벗겨내고, 신약성경이라는 본래의 설계도로 돌아가자는 단호한 외침이었습니다.
1. 인간의 손길이 남긴 얼룩과 혼란
교회 역사를 돌아보면, 하나님의 완벽한 설계도에 인간의 생각과 제도를 더할 때마다 분열과 변질이 일어났습니다. 교회가 제도화하면서, 종교 회의의 결의나 교황의 선언이 성경의 권위를 밀어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종교개혁을 통해 한 차례 큰 개혁을 이루었지만, 안타깝게도 수많은 교파로 분열되면서 인위적인 장벽이 만들어졌습니다. 예배도 많이 변질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예배를 보면, 성경이 제시하는 단순하고 순수한 모습 대신,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공연같은 예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교회의 구조 또한 신약성경에서 보여주는 자치적이고 유기적인 공동체의 모습보다는, 세상 조직을 닮은 계급 구조로 변모해 가고 있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보다 문화적 요구와 타협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많은 성도들이 영적인 갈등과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2. 교회의 본질 회복을 위한 노력
교회를 바로잡고자 했던 종교개혁마저 분열과 혼란으로 이어지자, 그에 대한 대안으로 성경의 권위와 본을 따르려는 ‘환원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 움직임은, 무조건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복고주의가 아닙니다. 교회의 생명줄을 다시 붙들자는 거룩한 탄원입니다.
교회가 신약성경의 권위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몸인 교회가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겠다는 위험한 선언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원운동에서는 “성경이 말하는 곳에서 우리도 말하고, 성경이 침묵하는 곳에서 우리도 침묵한다”는 원칙을 핵심가치로 삼아 왔습니다. 가르침과 실천 면에서 하나님의 말씀만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겸손한 다짐이라고 하겠습니다.

3. 성경의 음성에 귀 기울이기
신약성경에는 교회가 따라야 할 본이 설계도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교회의 이름, 조직, 예배, 구원에 관한 가르침 등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의 교회가 지켜야 할 영원한 영적 이정표입니다.
세 가지 본문을 통해, 교회가 지닌 권위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십니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陰府)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태복음 16:18) 주님은 “내 교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의 설립자도, 소유주도, 권위의 원천도 그리스도이십니다. 따라서 특정한 사람이나 교단이 임의로 교회의 명칭을 바꾸거나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은 주님의 주권을 침해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오직 성경이 부르는 대로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이름을 소중히 지키며 주님의 소유권을 인정해야 합니다.(로마서 16:16)
둘째로, 교회는 사도들에게서 받은 본을 따라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전도자 디모데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했습니다. “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으로써 내게 들은 바 바른 말을 본받아 지키고….”(디모데후서 1:13) 신약성경은 우리가 본받아 지켜야 하는 영적인 본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초기교회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행했던 예배의 모습이 지금 우리가 드리는 예배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매주 첫날에는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하면서 떡을 떼고 잔을 나누어야 하고, 찬양을 드릴 때는 악기 연주 없이 마음의 고백으로 드려야 합니다. 초기교회에서 선포되던 말씀을 순수하게 그대로 전파해야 합니다. 신약성경은 오늘날의 변질된 예배 문화를 바로잡는 유일한 기준입니다.
셋째로, 교회는 순결하고 거룩해야 합니다. “너희가 주의 잔과 귀신의 잔을 겸하여 마시지 못하고, 주의 식탁과 귀신의 식탁에 겸하여 참여하지 못하리라”고 한 사도 바울의 경고를 명심합시다.(고린도전서 10:21) 세상의 종교적 유행이나 인간적인 지침서를 교회 안에 무분별하게 들여오는 것은 주님의 식탁을 더럽히는 일과 같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경영 방식을 도입하고 인본주의적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채우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성경이 그어놓은 거룩한 경계선 안으로 다시 들어와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구체적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입니다.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고 성경에 주어진 본을 따르는 일은 머릿속의 구상이나 구호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매주 첫날 모일 때마다, 우리가 행하는 예배의 모습와 직분자 구성이 성경에 비추어 부끄러움이 없는지 정직하게 돌아봅시다.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성경에서 배운 사랑을 이웃을 향해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교회가 원래 갖추어야 할 모습을 하나씩 회복합시다.
혹시 여러분의 신앙생활 속에서, “예전부터 우리는 쭉 이렇게 해 왔어”라는 이유로 성경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인간의 소음을 줄이고, 성경의 설계도에서 들려오는 그 세미한 음성에 순종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하나님의 설계도를 펼치고 먼지를 털어냅시다. 하나님의 신성한 계획을, 우리의 마음 판과 우리가 속한 교회 위에 펼칩시다. 우리의 생각을 성경의 권위 아래 내려놓읍시다. 신약성경에 계시된 순결한 그리스도의 교회를, 바로 이곳, 우리의 삶 위에 함께 세워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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