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 앞에서’ 시리즈 첫 번째 글입니다.
떠나보내고 떠나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다가 나 자신도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죽음’을 화제로 삼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왜 그럴까요? 육체의 생명을 유지하며 살기에, 우리는 생명의 ‘끝’을 떠올리기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특히 그 죽음이 너무 갑작스러우면, ‘슬픔’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한 감정들이 밀려옵니다. 그리스도인의 경우, 여기에 한 가지 숙제가 더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 주체하기 힘든 슬픔과 무력감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의 이런 약한 모습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하는 염려까지 더해지면, 신앙인이 이겨내야 하는 고통은 짐작하기 힘들 만큼 커질 수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삶에 대한 이야기의 일부분입니다. 장례식은 한 사람의 삶을 기리는 자리이고, 장례식을 끝내고 돌아온 사람은 새로운 삶으로의 여정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이 준비 과정이 어떤 사람에게는 더 길고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죽음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자신의 감정에 솔직합시다.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질문보다는 ‘내가 지금 이렇구나…’ 하고 인정하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훨씬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신앙인의 경우, 이러한 솔직함이 특히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내가, 죽음 앞에서 이렇게 슬퍼해도 되나…?’ 하는 자책은 슬픔을 억누를 뿐, 슬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감정은 골짜기와도 같습니다. 앞으로 지나가야 할 감정의 골짜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합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골짜기를 통과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슬픔과 두려움과 분노와 죄책감과 우울감의 골짜기를 지혜롭게 통과하고 나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됩니다.
둘째, 고인의 삶을 존중합시다. 완벽한 삶을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모든 사람은 주어진 삶을 나름대로 열심히 살면서 좋은 본보기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떠납니다. 고인에 대한 좋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아쉬운 점은 남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보완할 때, 우리의 삶은 서로를 비추며 더 밝게 빛날 수 있습니다.
셋째, 창조주를 염두에 둡시다. 복음을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복음에 담긴 내용을 아직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죽음 앞에 무력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복음에 담긴 내용을 깊이 생각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복된 죽음은 그리스도인으로 죽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죽음과 관련하여, “지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는 말씀과 함께, “그러하다, 그들이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그들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고 성령께서 확인해 주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스도인의 경우,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자기의 모습이 너무 약하게 느껴질 수 있고, 신앙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듯, 자기의 영적 상태에 대해 솔직하면 됩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너무도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당혹스럽게 맞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앙에 큰 도전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로마서 8장 38절과 39절에서는,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큰 확신과 위로가 기다리고 있지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은 무력감에 휩싸여 예배 참석은 커녕 성경책을 펼치기도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아무리 힘들더라도, 예배에 최대한 꾸준히 참석하면서 성경을 조금씩 듣거나 읽으면 좋습니다. 위로부터 임하는 위로와 격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넷째, 죽음에도 준비가 필요함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을 하나씩 떠나보내야 하고 우리 자신도 이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그 큰 도전에 가장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은, 죽음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주고받을 수 있는 위로에 대해 미리 배우고 생각해 두는 것입니다.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슬픔의 골짜기를 지날 때 위로와 힘을 얻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른 사람과 나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찾아보면서 묵상하는 기회를 미리 가진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혜롭게 떠나보내고 자기도 평화롭게 떠날 수 있습니다.
❖‘죽음 앞에서’ 시리즈의 전반적인 구성은 월간 『Truth for Today』 ‘The Christian and Grief’ 편(2011년)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기쁘게 살다가 두려움 없이 떠나는 삶에 대해 함께 배우며 실천하고 싶으신 분은 그리스도의교회선교회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더 깊이 공부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홈페이지: theChurch.kr, 전화: 02-2607-06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