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령의 열매’ 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쉴 새 없이 울리는 알림, 끊임없이 샘솟는 욕망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하는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솟구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분출했다가 후회하기도 하고, 당장의 즐거움에 눈이 멀어 미래의 가치를 놓치기도 합니다. 거센 파도에 휩쓸린 배처럼, 우리는 욕망과 충동이라는 강력한 힘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여기서 잠깐 멈춰 서서 우리의 삶을 한번 되돌아볼까요? 혹시 ‘절제’라는 오래된 지혜 속에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갈 힘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절제, 그 절박한 필요성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스마트폰 사용 시간, 인터넷 쇼핑 이용률 등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편리함과 풍요로움이 삶의 질을 높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자극과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문화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자기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공동체가 절제력을 잃어가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로마 제국 멸망의 원인 중 하나가 지도층의 사치와 향락, 그리고 절제력 부족이었습니다. 쾌락에 매몰되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고 탐욕에 눈이 멀어 공동체의 이익을 외면한 결과가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절제는 성장과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절제, 그 깊고 넓은 의미
많은 사람들이 절제를 ‘재미없는 것’, ‘자신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마치 꽉 조이는 갑옷처럼 느껴져 답답하고 불편하게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아껴 쓰는 것’, ‘참는 것’ 정도로 절제의 의미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절제’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절제는 단순히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억지로 참는 소극적인 태도를 넘어섭니다. 절제는 우리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롭게 합니다. 마치 숙련된 항해사가 거친 바다를 능숙하게 항해하듯, 우리 안의 다양한 욕망과 충동을 지혜롭게 다스리고 조절하는 적극적인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절제, 성경의 가르침
‘절제’라는 소중한 덕목에 대해 성경은 무어라 말씀하고 있을까요? 갈라디아서 5장 23절에서는 성령의 열매를 이루는 아홉 가지 요소 중 하나로 절제를 꼽습니다. 이는 성경에서 말씀하는 절제가 단순히 인간의 의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성령의 능력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치 씨앗이 땅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풍성한 열매를 맺듯,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인이 절제라는 열매를 맺도록 인도하고 도우십니다.
디도서 2장 11절부터 1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이 구절은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양육하고, 훈련시켜 준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서 ‘신중함’은 절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할 뿐만 아니라, 신중하게 절제하는 삶을 통해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도록 이끄는 힘이 됩니다.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를 안전하게 인도하는 등대처럼,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의 삶을 절제의 방향으로 이끕니다.

절제, 결실을 향하여
우리 삶 속에서 절제의 열매를 맺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먼저, 자신의 삶 속에서 통제되지 않는 욕망과 충동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돌아보아야 합니다. 의사가 환자의 병을 정확히 진단해야 치료할 수 있듯이, 우리도 삶의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듯, 작은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하루에 30분 정도 줄이거나, 장보기 목록을 작성하여 충동적인 소비를 줄이는 등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연약하여 스스로 절제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등반가가 험준한 산을 오를 때 로프에 의지하듯, 우리는 하나님께 의지하며 절제의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절제는 우리를 억압하는 낡은 규범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와 풍요로운 삶으로 인도하는 지혜입니다. 자기 욕망과 충동을 다스리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통해 더욱 성숙한 인격으로 성장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삶의 목적을 온전히 이루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삶 속에서 작은 절제부터 실천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아름다운 절제의 열매를 맺어가는 여정을 오늘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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